AI 에이전틱 삶을 통한 삶의 정리.

[TL;dr] 에이전트 시대의 도래와 삶의 균형 찾기

1. 업무 환경의 변화: AI 에이전트의 일상화

  • 사내 AI 에이전트(Antigravity, Codex 등) 도입으로 업무 효율이 극대화됨.
  • 반복적인 목표 수행과 마켓 리서치 자동화로 시간을 확보했으나, 사람 간의 멘토링이 줄고 기계를 다루는 비중이 커지며 심리적 고립감 경험.

2. 삶의 변화: 육아 전쟁에서 이사까지

  • 둘째의 통잠과 육아 안정기를 거치며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가족을 위해 San Mateo로 이사를 단행.
  • 이 과정에서 큰 성취를 이뤘으나, 자신을 통제할 동력을 잃고 불규칙한 식습관과 체중 증가(7kg) 등 자기 관리의 공백 발생.

3. 성찰과 해결책: 새벽 루틴의 복원

  • 무기력함과 허무함의 원인을 ‘새벽 시간의 부재’와 ‘낮아진 자기 통제력’으로 진단.
  • 과거의 4시 기상 루틴을 재개하여, AI 엔지니어이자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을 위한 지적 향유(공부, 명상, 운동 등)의 시간을 확보하기로 함.

핵심 메시지:

“폭풍 같은 성장의 시기를 지나 일상이 안정된 지금, 새벽의 고요함을 되찾음으로써 외부 자극에 의한 본능적 삶이 아닌, 스스로 설계한 지적인 삶의 주도권을 회복하려 한다.”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다. 지난 글이 아마 1월말 회사 복귀 시점이고, 이후에 글을 쓸 시간적 여력이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리저리 벌려둔 프로젝트를 정리하고자 마음에 여유가 없었다고 할까.

난 항상 마음이 복잡하거나 삶이 정리가 안되면 글쓰기로 돌아오는 것 같다. 글쓰는 것 만큼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없다. 여러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정도 시점이 되면 글을 꼭 굳이 반복적인 내용을 써야하나 싶기도 해서 손을 놓아버린다. 올 초만 해도 한 주에 한두개씩 열심히 내가 하던 일에 대해서 정리하곤 했었다. 정말로 둘째를 가지고 나서 새벽수유에 대해서 첫째 때처럼 지나가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었고, 실제로도 꽤나 많은 작업을 진행햇었다.

하지만 문제는 본업에 복귀하고 나서부터가 아니었을까 싶다. 갑자기 TL에게 집안일이 생겨서 내가 중요한 프로젝트를 리드하게 되었다. 마냥 온보딩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로 전쟁터에 투입된 것이다. 물론 잘 마무리를 했지만, 이후에도 나는 sister team의 업무가 바뀌어서 또 다시 이리저리 이해하고 산출물을 만드는데 꽤 많은 시간을 들였다.

에이전트도 한몫했다. 회사에서 공개한 Antigravity의 CLI버전이 사내에도 존재하고, 이를 통해서 특히 최근에 알게 된 /goal은 나의 개입이 최소화 되면서 대신 목표를 정확하게 주어지면 몇 시간 후에는 제대로된 결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아마도 RALF같은 패턴인 것 같은데, 이건 정말로 사람이 일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지난번에 에이전트 어쩌고 하면서 쓴 글도 벌써 옛날 글이 되버렸다. spec-driven이니 agents.md니 점점 그런거 신경 쓸 필요도 없이 에이전트 세상은 나날이 편해지고 있다.

에이전트와 더불어 내가 발견한 것은 automation. Codex에서는 오토메이션이었고 Claude에서는 스케줄 이었던 것 같다. 어쨌건 내가 매일 받고싶던 보고서나 마켓 리서치 시장조사 등을 알아서 해주고 보고서를 준다는 자체가 어찌나 편하고 좋던지, 내가 원하는 도파민을 채워준다고 할까? 게다가 Computer use, browser use만 연결해두면 언제 어디서든 내가 원하는 작업에 대해서 물어보면 알아서 해준다. 뭐 아이 액티비티 일정이 어쩌니, xx를 스케줄에 등록해줘 그리고 정리해줘 등등.. 특히 Codex가 이부분에 있어서 꽤나 일을 잘해준다. OpenClaw는 정작 사용하지 못했지만, 코덱스 pro만 있으면 뭐 비서가 따로 필요없이 알아서 잘해주는 것 같다.

Codex가 물론 코딩쪽도 엄청 잘해주는 것 같긴 한데, 그래서 정말이지 $200이 아깝지 않게 투자해서 Project D와 P의 기반을 잡았다. 이제 더는 발전시킬 것도 없다. 지난 2주만에 작년부터 계속해서 생각하던 것이 실제로 이뤄졌다. 세상 참 편하다.. 회사의 모델도 엄청나게 빨라져서 예전엔 프롬프트 걸어두면 커피한잔 하러 갈 시간이 있었는데 이젠 몇 초만에 답이 나오니, 계속해서 명령을 줘야한다. 역시나 나는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결과를 확인하고, 빠르게 산출물을 만들어야 한다. 

그만큼 내겐 독립적으로 더 올라갈 수 있는, 좀더 큰 소프트웨어의 틀을 관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한 동시에, 나는 점점 외로워지고 있긴 한 것 같다. ‘사람’을 다스리는게 아니라 ‘에이전트’를 다스리다보니 점점 멘토링은 없어지고, 회사에서는 점점 신입들은 없어지고, 나같이 경험많은 사람들 몇몇이 에이전트 다루면서 좀더 큰 AI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다.

여튼 일은 그렇고, 둘째는 무럭무럭 크고 있다. 몇 개월 전부터 나는 둘째때문에 밤에 잠에서 깨고 그런것은 전혀 없어졌다. 100일도 안되서 통잠을 자는 아이 덕분에 정말로 복받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에이전트와 삶이 점점 안정이 되면서 좀더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어떻게 보면 좀더 차분한 밴드위드 사이에서 나는 어떤식으로 시간활용을 해야할까 라는 고민을 했었고, 그 결과로 나는 좀더 가족 중심적인 곳으로 ‘이사’를 택했다.

올 초에는 사실 이사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고 내가 원하는건 그저 삶에 대한 ‘정리’를 하고싶었다. 이를 위해 나는 기본적으로 물건을 버리거나 차고로 옮겨야 겠다는 생각만 했었고,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었다. 올 초만해도 둘째 육아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사실 스토리지를 빌려서 정리를 한다는 생각까지도 뒤로 미뤘던 것 같다.

그러다 이사를 결심하고, 2월에 바이어/셀러 에이전트를 알아보고 계약도 했다. 모기지 오피서도 소개받고, 자금 정리도 완료했다. 잠시 거쳐갈 집도 계약하고, 3월부터 이삿짐을 계속해서 쌌다. 4월 중순에 이사를 갔고, 멀어진 출/퇴근 및 등/하원에 점점 익숙해져 갔고, 얼마전에 기존 집 매물을 올렸다.

이런 긴 과정이 있었다. 이룬것도 많고 한것도 많다. 다만 난 나 스스로를 잡지 못했다. 오후만 되면 그저 나를 되는대로 놔뒀다. 덕분에 살은 계속해서 쪄갔고, 연초 대비 7kg나 몸무게가 증가했다. 물론 GLP계열을 끊은 이유도 있었지만, 머리가 계속해서 빠졌기 때문에 나로썬 어쩔 수 없었다. 몸무게랑 머리가 동시에 빠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먹는 것은 잘 조절하기 힘들었다. 심하면 일주일 내내 반주나 술을 먹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러닝은 꾸준히 했다는 정도랄까.

6월이 선듯 다가오는 지금, 나는 왜 내게 이런일이 발생했나를 깊게 고찰했다. 분명 에이전트로 인해 삶이 편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관리안된 부분에 있어서 말이다. 분명 나는 불안감이 전혀 없다. 모든건 시간이 지나면 다 이뤄질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정작 나는 나 스스로를 관리하지 못하고, 공허한 시간속에 나를 그저 본능에 충실하게 놔두었을까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 정답을 내렸다. 결국 내겐 새벽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원래 10시 취침 4시 기상을 고수하던 사람이었다. 첫째가 생기고 나서 갖은 시행착오 끝에 5시기상으로 변경했고, 특히 작년 말 둘째가 생기면서 내 작업실을 없애면서 5시기상보다 7시간 취침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아침 기상시간을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물론 육아에 있어서 이는 큰 도움이 되었지만, 둘째에게 어느정도 수면패턴이 생기고 나서 나는 이 남는 체력(?)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감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이걸 알기까지 몇 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이번주부터 4시기상을 시작해봤는데, 피곤할 줄만 알았건말 몸과 마음이 너무나도 개운하다. 보통 새벽에 일어나서 일기를 쓰고 공부하고 명상하고 운동하고 그랬는데, 이것들이 가져오는 마음의 정리가 내겐 너무나도 많이 부족했던 모양이다. 특히 공부, 작년 초만해도 새벽에 짧게나마 시간을 내셔 분산시스템, ML등 공부를 많이 했었는데 어느순간부터 그게 온데간데 없어졌다. 아마도 claude code부터 해서 바이브 코딩에 너무 심취했던 나머지, 새벽시간을 그런 ‘도파민’을 향유하는데 온종일 쓰다보니 그런게 아닌가 싶더라.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많이는 하지 않기로 했다. 몇 가지 공부와 새벽기상에 할 목록을 다시 추렸다:

  • AI Engineering -> DDIA -> 스탠퍼드 딥러닝 강의 (아이패드)
  • Omri Cohen vcv rack기본 -> 기본서 패칭북들 -> 유튜브 영상들  (아이패드)
  • vcv rack 모듈러 패칭 or 신디사이저 연습 (맥북에어)
  • 듀오링고 프랑스어  (아이패드)
  • 원서 15분 읽기 (아이패드)
  • 애플 피트니스 20분 + 러닝 20분 (애플TV, 애플워치)

결국 나는 작년에 승진과 팀 이직 등을 치를때 막상 이를 이루고 나서 갑자기 찾아오는 허무해진 마음처럼, 아마 이번에도 그랬나보다. 육아 전쟁에서 승리(?) 하고 나서 찾아오는 그것, 나는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나보다. 계획상 아이는 둘째까지 낳기로 했고, 더 이상 신생아 때문에 밤을 설치는 그런것도 없어졌고 숙면도 취하고 점점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나는 이 시간을 그저 본능에만 맏겼던 것 같다.

다시 4시기상이다. 첫째를 가지고 나서 육아, 회사적응, 승진, AI, 팀이동, 이사 등 폭풍의 시간을 겪은 내게 이제 더는 정말로 폭발적으로 찾아오는 혼동은, 물론 확답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새벽을 다시 찾는다. 고요함속에 차근차근, 사회와는 별도로 내가 원하는 지적인 향유를 쌓고, 내가 원하는 엔지니어, 내가 원하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